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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를 읽고(유발 하라리) 3: 과학 혁명을 통해 인류는 어디까지 나아가려 하는 것일까.

인문서적

by 첨단고양이 2022. 8. 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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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 이어서 계속..)

사피엔스가 거쳐온 3대 혁명 중 '인지 혁명', '농업 혁명'을 앞선 포스팅에서 소개하였습니다. 이제 오늘은 마지막인 '과학 혁명'에 대해 소개하려 합니다.

 

'과학 혁명'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기는 어렵습니다. 15~16세기 유럽을 중심으로 일어났던 일군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일컫습니다. 저자는 과학 혁명을 '무지의 혁명'이라고 정의합니다. 그전까지 우리는 세상 모든 지식을 다 알고 있거나, 신에게 구하면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과학 혁명은 사고방식의 전환으로 무지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관찰과 실험을 통해 나타난 결과를 분석하여 무지를 하나씩 깨우쳐 갑니다.

 

과거의 제국들은 국경에 인접한 다른 나라들을 하나씩 점령해가며 그 세력을 넓혔습니다. 과거 제국들에게 세상은 자신들이 이룬 세력 그 자체였을 것입니다. 중국도 고대 진나라가 최초로 중국을 통일한 이후 동서남북의 다른 세력들을 모두 오랑캐라 칭하며 소극적으로 침략을 방어하는 선에서 그치고 그들을 정복하며 세상을 탐험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과학 혁명을 통해 유럽인들은 사고방식을 전환하고, 세상에는 우리가 아직 밝히지 못한 무지가 가득하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따라서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소위 '대항해시대'는 이런 사고방식의 전환을 통해 시작된 것입니다. 이러한 과학혁명은 1. 제국주의, 2. 자본주의와 만나면서 현대 사회의 모습에 이르게 됩니다.

 

제국주의와의 만남

과학 혁명을 통해 유럽인들은 적극적으로 세상을 탐색하려는 의지를 갖게 됩니다. 하지만 과학을 위해서는 자본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자본은 항상 권력자들의 손에 있습니다. 신대륙의 발견이 그저 발견에만 그친다면 아무도 신대륙 탐험을 위해 자본을 투자하지 않을 것입니다. 신대륙의 발견은 발견 이후 신대륙에 대한 소유권 주장(즉 식민지화)이 필연적으로 따라붙게 됩니다. 즉 과학 혁명이 제국주의와 결합하여 혁명에 대한 동력을 끊임없이 공급받게 되는 것입니다. 일례로 신대륙 발견 후 아즈텍 제국과 잉카 제국을 멸망시킨 스페인은 그곳에서 엄청난 금을 확보하고 스페인 제국의 번영을 가져옵니다.

이 시기 과학자들과 정복자들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 세상에 대해 나는 모른다'라는 무지에 대한 자각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주변 세계를 탐색해야만 한다는 강박을 갖게 되고 자연스레 과학자들과 정복자들은 손을 잡게 된 것입니다. 
자본주의와의 만남

과학 혁명 이전에는 인류는 모두가 함께 잘 살 수 있다는 성장에 대한 믿음이 없었습니다. 제한된 세상에서 내가 잘 살기 위해서는 남의 자원을 뺏어와야만 했고, 제로섬의 개념으로 세상을 인식했습니다. 하지만 과학 혁명을 통해 미지의 세상을 발견하고 개발함으로써 모두가 잘 살 수 있다는 인식으로 점차 바뀌게 됩니다.

오늘날 자본주의는 '신용'으로 굴러갑니다. 뭔가 사업을 하고 싶은 사람은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자본가에게 돈을 빌려서 사업체를 꾸리고, 미래에 그 사업체를 통해 돈을 벌어들인 다음 자본가에게 빌린 돈을 갚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구조를 당연하게 여기지만, 과학 혁명 이전에는 미래 성장에 대한 믿음이 없었기 때문에 신용 체제가 발전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그 수많은 시간 동안 경제는 큰 성장 없이 얼어붙어 있던 것입니다. 이와 같이 과학 혁명을 통해 패러다임을 전환하자 필연적으로 자본주의가 따라오게 되었고,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 등 근대 유럽의 금융시스템은 급속도로 발전합니다. 

기술 개발을 통해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총 생산량과 수익을 늘림으로써 모두가 이길 수 있는 게임을 할 수 있음을 알게 됩니다. 오늘날 정부와 기업이 특정 과학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여부를 고려할 때, 가장 핵심 질문은 이것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생산량과 수익을 늘려줄 것인가?'. 또한 이러한 질문은 영원히 계속되는 경제성장에 대한 믿음을 전제로 합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주기적으로 새로운 장치와 발견을 통해 이를 이뤄낸 것입니다.

 

우리의 직관과는 반대로, 지난 몇 세기 동안 인류의 에너지와 원자재 사용량은 급격히 늘어났지만 이용 가능한 자원과 에너지의 양도 늘어났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천연자원을 낭비하다가는 언젠가 지구의 저장량이 텅 비어버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기존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법을 발견하고, 기술의 발전을 통해 새로운 천연자원을 찾아내기도 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엄청난 에너지원(=태양)이 있으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빛과 열 에너지를 우리의 필요에 맞게 운동 에너지 등으로 변환하는 지식입니다.

 

과거 사람과 동물의 힘으로 하던 농업을 오늘날에는 기계의 힘으로 합니다. 오늘날 미국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는 전체의 2%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 2%가 생산하는 농작물로 미국 전체를 먹이고도 남아서 수출하고 있습니다. 그럼 남은 98%의 인구는? 공장과 사무실은 농업에서 풀려난 이들을 흡수해서 전대미문의 생산물을 봇물처럼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바로 과학 혁명이 이뤄낸 것입니다. 

 

7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는 아프리카의 한 구석에서 자기 앞가림에만 신경 쓰는 별 중요치 않은 동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세 가지 혁명을 통해 세상의 지배자로 도약하게 됩니다. 하지만 과학 혁명을 통해 무지를 인정하게 된 사피엔스는 이제 어디로 향하는지 모른 채 끝없이 발전하여 나아가려고만 합니다. 과학 발전을 통해 향후 사피엔스가 도달하려고 하는 지점은 과연 어디일까요? 저자는 후속 저서인 '호모 데우스'를 통해 그것에 대해 예측하려 합니다. '호모 데우스'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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