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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루지를 읽고(개리 마커스): 인간의 비합리성을 이해하고 경계하라.

인문서적

by 첨단고양이 2022. 7. 2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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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루지" 이 책은 자청의 '역행자'를 읽고 나서 알게 되었고, 호기심이 발동하여 연이어 읽어보게 되었다.

독서는 새로운 호기심을 자아 내고 또 다른 책을 읽어보게 하여 지식은 복리로 차곡차곡 내 안에 쌓여갈 것이라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진다.

 

 

이 책의 제목이자 키워드인 "클루지"는 어떤 문제에 대한 서툴거나 세련되지 않은(그러나 놀라울 만큼 효과적인) 해결책을 뜻한다. 아폴로 13호에 탑승하던 우주비행사들이 달 착륙선에서 이산화탄소 여과기가 작동하지 않을 때, 가지고 있던 비닐봉지와 마분지 상자, 절연테이프와 양말 등으로 그럭저럭 투박한 여과기 대용물을 만들어 냈듯이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눈앞에 닥친 과제는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을 말한다.

 

우리 인류 또한 진화 과정에서 수많은 생존의 과제들을 마주했고, 그때마다 적자생존의 원리에 따라 당시 환경에 잘 적응하는 개체만이 살아남아 오늘날까지 그 특질을 전해오는 것이다. 척추는 직립보행의 인간에게는 비효율적인 구조이지만 인류는 네발짐승으로부터 진화했기 때문에 네발짐승에게 최적화된 척추를 가지고 있는 것이 클루지의 예라 하겠다.

 

신체뿐이 아니다. 우리의 기억은 컴퓨터만큼 효율적이지 않다. 인간은 일종의 '맥락 기억'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처해 있는 상황에 딱 맞는 기억을 놀라울 만큼 빨리 떠올릴 수 있지만, 그 기억은 정확하지 않다. 우리의 신념은 오염되어 있으며 인류는 타고나기를 속아 넘어가기 쉽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바라보는 사물들은 그 자리에 확고하게 있으므로 우리는 우선 보는 것을 그대로 믿은 채 행동한다. 이러한 메커니즘이 우리가 듣거나 접하는 것들에 동일하게 적용되어 우리는 누군가로부터 어떠한 주장을 접할 때, 그것이 일단 사실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나서 나중에 들여다보게 된다. 

 

우리의 언어 또한 클루지로 가득하다. 우리가 생각하거나 의도한 것을 언어로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면 서로간에 오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같은 말을 듣고서도 얼마나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지 우리는 경험으로 너무나도 잘 알지 않은가. 내가 전하고 싶은 뜻을 적확하게 표현하지 못하여 오해가 빚어지거나, 심지어는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조차 모른 채 말문이 막힌 경험은 우리 주변에 흔하지 않은가.

 

이러한 클루지들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된 지금은, 나와 인간에 대해 보다 더 잘 이해하게 된 것 같다. 클루지로 점철된 나 자신은 비합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므로, 그러한 결과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저자는 13가지의 해결책을 제안한다. 

 

1. 대안이 되는 가설들을 함께 고려하라
2. 문제의 틀을 다시 짜고 질문을 재구성하라
3. 상관관계가 곧 인과관계가 아님을 명심하라
4. 여러분이 가진 표본의 크기를 결코 잊지 말라
5. 자신의 충동을 미리 예상하고 앞서 결정하라
6. 막연히 목표만 정하지 말고 조건 계획을 세워라
7. 피로하거나 마음이 산란할 때는 되도록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말라
8. 언제나 이익과 비용을 비교 평가하라
9. 누군가가 여러분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상상하라
10. 자신에게 거리를 두어라
11. 생생한 것, 개인적인 것, 일화적인 것을 경계하라
12. 우물을 파되 한 우물을 파라
13. 합리적으로 되도록 노력하라

 

마지막으로 가장 인상에 남았던 구절을 소개하며 포스팅을 마무리한다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자기 통제의 산에 오르기 위한 평생의 투쟁이다. 왜냐하면 진화는 우리에게 분별 있는 목표들을 세우기에 충분한 지적 능력을 주었으나, 그것들을 관철하기에 충분한 의지력은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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